지난해 말 인텔에서 신형 CPU인 코어 i7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흔히 CPU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CPU의 클럭(동작 속도 : MHz, GHz등으로 표기)를 높이거나 CPU의 두뇌인 코어의 수(싱글코어, 듀얼코어, 쿼드코어 등으로 표기)를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코어 i7은 이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성능 향상을 꾀했다. 이 포스트에서는 인텔의 신무기인 코어 i7의 특징에 대해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그 성능을 가늠해 보겠다.

쿼드코어 CPU를 샀는데 8개의 CPU가 달렸다고 표시되네?
현재 발표된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는 920, 940, 그리고 965 익스트림 에디션 등 3가지 제품으로서 모두 4개의 코어를 가진 쿼드코어(Quad Core)제품이다. 하지만 이들 CPU를 장착한 PC는 윈도우 작업관리자에서 보면 총 8개의 CPU가 장착되어 있다고 표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갑자기 CPU 수가 2배로 늘어 나기라도 한 것일까?

물론 그것은 아니다.
이는 코어 i7에 탑재된 하이퍼쓰레딩(Hyper Threading) 기술 때문이다.
하이퍼쓰레딩 기술이란 물리적으로 1개인 CPU 코어를 2개인 것으로 운영체계에 인식시키는 것으로서, 예전에 발표되었던 펜티엄4에 처음 적용되었다가, 코어2 시리즈에서는 쓰이지 않게 된 기술이다. 하지만 코어 i7에서는 이 기술이 부활했다.

- 작업관리자에서 보면 총 8개의 CPU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하이퍼쓰레딩 기술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물리적으로 하나인 CPU를 논리적으로 둘로 나누어 쓰는 것을 의미한다. 사무작업 등의 일반적인 컴퓨팅 환경에서는 CPU를 100퍼센트 모두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기껏 해 봤자 10~20퍼센트 정도, 높아 봤자 5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이렇게 된다면 나머지 50퍼센트 정도의 CPU는 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하이퍼쓰레딩 기술이 적용된 CPU는 이러한 나머지 CPU 성능까지 활용할 수 있다. 특히 2개 이상의 작업을 동시에 할 때 더욱 유용한데, 이렇게 된다면 기존 CPU가 2번에 나누어 처리해야 할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으니 전반적으로 성능이 향상된다는 원리이다.
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을 돌려 측정하면 하이퍼쓰레딩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겠지만, 사실 몸으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현저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하이퍼쓰레딩 기술은 그냥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속 편할 수 있겠다.)
몰아주기로 전력은 아끼고, 성능은 높이고!
물론 쿼드코어 CPU라고 해도 4개의 코어 모두가 항상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멀티코어 CPU는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거나, 멀티코어 연산에 특화된 최신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진정한 성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반대로, 한 가지 작업만 하거나 멀티코어 연산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기존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도 있을 것이다. 이 때는 여러 개의 코어 중에 1개만 열심히 일을 하고 나머지 코어들은 전력만 소모하면서 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코어 i7에는 터보 부스트 기술(Turbo Boost Technology)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탑재됐다.
터보 부스트 기술은 한 마디로 몰아주기다. 쿼드코어의 코어 i7에서 만약 1개의 코어만을 사용하는 작업을 한다면 나머지 3개의 코어에 전력을 차단하고, 대신 일을 하고 있는 1개의 코어에 전력 공급을 집중해 그 코어의 동작 속도를 기본 수치 이상으로 높인다. 이렇게 전체적인 에너지 소모는 낮추면서도 작업의 효율은 올릴 수 있는 터보 부스트 기술은 코어 i7의 최대 자랑 거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 평소에는 4개 코어 모두 동작하다가....

- 터보 부스터 모드로 3개 코어의 남는 성능을 1개의 코어에 한번에 몰아주는 기능
내 PC내부에 고속도로가 생기다
컴퓨터의 내부에는 각종 부품끼리 신호를 주고 받는 통로가 있다. 이를 컴퓨터 용어로서 버스(Bus)라고 하는데, 기존 CPU가 외부 장치와 신호를 주고 받는 버스는 FSB(Front Side Bus)라고 하여, 이는 1997년에 펜티엄II가 선보인 이후 계속 사용해 온 개념이다.

- CPU와 메모리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던 FSB
하지만 이번에 나온 코어 i7은 FSB의 개념을 버리고 QPI(Quick Path Interconnect)라는 새로운 기술을 내세웠다.
현재 발표된 코어 i7 제품의 최대 QPI는 6.4 Gtps로서, 이는 기존의 인텔 CPU 중에 가장 고성능 제품이었던 코어 2 익스트림 제품의 FSB 1600에 비하면 수치상 4배에 해당하는 전송율이다. 물론 이는 수치상의 성능 향상이기 때문에 갑자기 컴퓨터가 4배로 빨라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기존 PC가 일반도로로 데이터를 운반했다면 코어 i7 PC는 고속도로로 데이터를 운반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두말 할 필요가 없겠다.

- 기존 CPU는 메모리와 통신을 하기 위해 칩셋을 거쳐야 했다. 이로써 발생하는 병목 현상도 고스란히 시스템 성능에 직결됐다.

- 하지만 코어 i7 프로세서는 메모리 컨트롤러가 칩셋이 아닌 CPU에 내장하고 있어 메모리와 직접적인 고속 통신이 가능해졌다.
중간 도매상 없는 산지직송 서비스로 데이터를 날라~
컴퓨터 내부의 대략적인 데이터 흐름을 살펴보면,
CPU에서 처리한 데이터가 메모리를 거쳐 그래픽카드를 통해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 장치로 표시된다.
하지만 기존의 CPU는 데이터가 CPU에서 메모리로 가는 사이에 반드시 메인보드 칩셋을 거쳐야 했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성능 저하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메인보드 칩셋은 CPU와 메모리 외에도 하드디스크나 네트워크 장치 등의 수많은 컴퓨터 내부 장치들을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부하가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생산지에선 싸고 신선했던 과일들이 중간 도매상들을 거치면 값도 비싸지고 신선도도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하지만 코어 i7은 CPU와 메모리가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메모리 컨트롤러를 CPU 내부에 갖추고 있다. 중간에 메인보드 칩셋을 거칠 필요가 없으니 성능의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방식은 실은 인텔의 경쟁사인 AMD사에서 한 발 먼저 도입(하이퍼 트랜스포트라 한다)한 것인데, 경쟁사 제품의 장점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자사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인텔의 집요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메모리도 이제 듀얼 넘어 트리플로!
PC 조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메모리 듀얼 채널이라는 용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에 나온 대부분의 PC들은 같은 규격의 DDR 메모리를 2개, 혹은 4개를 꽂으면 성능이 향상되는 특징이 있는데, 이것을 메모리 듀얼 채널 구성이라고 한다. 메모리 듀얼 채널의 원리는 간단히 말해 메모리를 2의 배수로 PC에 장착하면 데이터를 읽고 쓰는 통로(대역폭)가 2배로 증가하면서 그 만큼 한 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 코어 i7에서는 3개 채널 메모리를 지원한다. 단 반드시 3의 배수로 증설 장착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코어 i7은 듀얼 채널 메모리는 물론이고, 이를 능가하는 트리플 채널 메모리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지만, 트리플 채널 메모리를 사용하기 위해선 반드시 메모리를 3개 혹은 6개를 꽂아야 한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성능 향상 크지만 역시 비용 부담이 걱정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인텔 코어 i7은 뛰어난 재주를 많이 가진 CPU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은 아직까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 출시된 코어 i7의 가격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코어 i7인 920 모델이 약 45만원선, 중간급인 940모델이 90만원선, 가장 고급 모델인 965 익스트림에디션 모델은 무려 160만원선을 호가한다. 특히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환율을 생각해 보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메인보드와 메모리까지 합하면 가격은 또 한번 올라간다. 코어 i7 지원 메인보드도 약 50만원)
물론 부담은 이것 뿐 만이 아니다.
현재 발표된 코어 i7 CPU는 LGA1366이라는 새로운 규격의 소켓을 가진 메인보드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 사용 중인 펜티엄이나 코어2 시리즈용 메인보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으니 완전히 새로운 메인보드를 구입해야 한다.
게다가 코어 i7 시스템은 기존의 DDR2 메모리 보다 비싼 DDR3메모리를 사용해야 하는 등 코어 i7의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제법 큰 지출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 코어 i7은 기존과는 전혀 다른 CPU 소켓을 지원하기에 메인보드도 새로 구입해야 한다.

- 코어 i7에 사용되는 DDR3 SDRAM 메모리 (메모리는 3의 배수로 증설,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디지털 제품이 그러하듯, 대중화가 되고 보급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가격은 하락하기 마련이며 코어 i7이라고 하여 예외는 아니다. 더욱이 인텔에서는 올해 하반기쯤 성능을 약간 낮춘 대신 가격을 크게 내린 코어 i7의 보급형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라 했다.
게다가 현재 비교적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코어2듀오나 코어2쿼드 CPU도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으므로, 지금 가지고 있는 PC에 그다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라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괜찮겠다.